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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탓이라고.

일반문학/경 수필

by 해맑은 미소 2023. 5. 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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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탓이라고 

 

나에게 미술은

사람을 만나게 하는 매개체다.

 

다양한 계층의

성인과 아이들을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한다.

그런 가운데

 마음 한 구석에 남은 아이가 있다.

그 여자 아이는

미술실에 오면

그림도 그리기 전에

걸핏하면 욕을 하며

아무에게나 신경질을 부린다.

곁에 있는 아이들이 불편하다 해도

대수롭지않게 매번 그렇게 거친행동을 보인다.

 

그 아이가 미술을 배우게 된 동기는

거친행동을 수정할 수 있을까 하는 엄마의 의도였다.

어쨌든 아이는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도

자기 비위가 거슬리면 

툭하면 거친말과 과잉행동을 일삼는다.

 

하루는 그림을 그리다 말고 큰소리로

"선생님, 저는 친한 친구가 한명도 없어요."

갑자기 친구가 없다고 한다

뭐라고 대답을 해 줄까 주춤거리고 있는데

조용히 그림을 그리던 다른 아이가 말한다

"니가 친구들에게 욕하니까 애들이 너를 싫어하는거야"

그러자 또 다른 아이들도 거들고 나섰다.

"그래.넌 너무나 시끄럽고  과격하잖아."

아이들은 그동안

이 친구에게 느꼈던 감정들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그러자  거친 행동을 하던 아이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내가 언제, 니들도 그랬잖아."

일촉즉발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애들아 조용히 하세요.

아무리 이 친구가 거친 행동을 해도

너희들이 다 같이 핀잔 주면 안되지.

그리고 이 친구가

왜 그렇게 화를 내고 욕을 하는지

너희들 중 한명이라도

이유를 들어 본 적 있었는지 생각해보자 "

 

겨우 수습을 하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아이들은 아무런 말도 없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다시 만나는 날이다

거친 행동을 하던

그 아이는

제일 먼저 미술실로 들어왔다

나는 그아이와

단 둘이서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우리 이야기 좀 해 볼까."

나는 그친구에게 비스킷을 건네며

잠깐 이야기를 해 보자 했다.

"제가 원래 이러지 않았는데

사춘기가 된건지

자꾸 화가 나고

걸핏하면 친구들이 맘에 들지 않아

속상해서그랬어요."

아 하, 이 아이는 초등5학년이다.

듣고 보니

그럴수도 있겠다고 

등을 토닥여 주었다.

수업시간이 되자

오늘따라 아이들은 각자 자리에 앉아

다른 날 보다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

거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이 아이도 완성도 있게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공감을 해 준다면 

수시로 변하는 마음을

바로 잡고

다시 제 갈 길을 가나 보다

요즘은 아이들도 바쁘다

 

하루 시간표에 쫓겨 

그때그때  발생하는

미해결 문제들을

과제로 남겨 둔 채

떠 밀려 가다 보면

또래 친구 간에 

어려움을 겪는다란 생각이 든다.

 

소소한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하게 해결을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와 배려가 필요하다란 생각이 들었다.

 

매번 배우고

반성하고 챙겨봐도

다양한 관계속에서의 발생되는

문제들은

영원한 숙제로 남을 수밖 에 없나보다.

 

 

-20230524-

-julia의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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