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따라 길 따라.
아침부터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온다.
어딘가의
목적을 만들어
습관처럼
화장을 한다.
하얀 햇살이
신발 끝에 메달린다.
문밖은
아직 차가운 바람이 일렁인다.
하지만 가야한다.
바람이 부는 대로
도심을 벗어나야 한다.
중부 고속도로엔
벌써 발빠른 이들의
차량들로 가득 하다.
목적지는
달리면서 수정 하기로 하고
그냥 달란다.
액설런트에 탄력이 붙고
구불구불
고속화 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설산이 눈에 들어온다.
이화령고개엔
차가운 바람만
모질게 불고 있었다.
5분의 쉼도 제공하지 않았다.
온몸을 새우처럼
움츠리다 다시 차에 올랐다.
올라왔으니 다시
오던길을 따라 내려가야 했다.
조심조심 미끄럼을 타듯
암벽사이로 곡예 운전을 한다.
간간히 낙석이 떨어진 걸 피하면서
스릴감을 맛보며
다시 오던 길로 되 돌아 나왔다.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허기짐을 느껴
예전에 갔던
할머니 청국장 집이 생각이 났다.
2차선 길엔 아무도 없었다.
이집인가 저집인가 갸웃거리며
기억을 더듬어 갔다.
여전히 할머니께서는
출입문 곁에 앉아 반겨주었다.
늦은 점심을 소탈하게 때우고
다시 달란다.
바람은 계속 분다.
멈추지 않고 불어온다,
낯선 지방 도로가엔
실개천이 흐르고 있었다.
억새풀이 무성하게 바람에 흔들리고
물결도 흔들리고 있었다.
잠시 창문을 열고
바람냄새를 맡았다.
흠~ 좋다.
겨우내 얼마나 많은 변덕을 부렸을지
알만하다
마른 잎새들이
사그락사그락 노랠 부르고 있었다.
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그렇게
차가운 바람을 맞서며
쇤 목소리로 노랠부르고 있었다.
봄은
실개천에서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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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의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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