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추억 만들기
- 정경미-
어제의 피로가 채 가시기 전
또 다시
일렁거리는 바람결에
가벼운 이탈을 한다.
막연한 외출은
가벼운 드라이브로 시작되고
오락가락 하는 빗속을
헤치며 달리는 기분은
여름만이 느낄수 있는것 같다.
낮은 비구름사이로
무념무상의 동반자가 되어준
굵은 빗줄기는
스릴과 함께 센치메탈리즘으로
몰입하도록 이끌어준다.
괴산에 들러 올갱이국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이정표는 수정되었고
우연히 알게 된 직지사로
목적지를 정했다.
"김천의 직지사"
난생 처음 가 본 길이었다.
비가 오기 때문에
운치는 더했다.
빗소리는
낮은 음악소리처럼 들렸고
다정한 친구처럼 여겨졌다.
오후 3시쯤에서야
도착한 직지사.
비오는날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인것 같아
속으론 반갑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사찰을 찾을 때마다
우연하게도
비와 함께 하는 것 같다.
운치있어
자주 찾으란 모양이다.
비오는날
산사의 정막감이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그 기분을 모를것이다.
우산을 들고
직지사 경내를 돌며
이곳저곳을 스케치하는모습
또한 풍경속으로
걸어 나오는 주인공처럼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경내밖으로
무겁던 삶의 찌꺼기들을
내려 놓고
맑은 몸과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은
떠날때의 막연한 기쁨보다
더한 기쁨으로
늦은 저녁이지만
포만감으로
돌아 온 뿌듯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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