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개월만의 휴식
- 정경미 -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떠나는 기로에
소재를 얻기위한 스케치 여행을 하며 모티브를 찾고 작업에 몰입한지도 벌써 십개월의 시간이 흘러갔다.
십개월전 부터 단 하루도 편할 수 없었다.
반드시
완성된 작품을 만들어야 했기에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자신을 학대하는 냉혹한 당금질이었다.
외로운 작업을 하면서 수없이 자포자기 하려던 나약한 마음을 꺾으며 숱한 진통속에서 결과물을 얻었다.
그것도 잠시 며칠 전부터 골치가 지끈거리던 것이 점심을 먹은 후 부터 온몸에 열이 나면서 욱씬거리더니 자리에 눕고 말았다.
몇 시간을 잤을까.
기력을 찾아보려 했지만 현기증이 나 쇼파에 가로 누워 바라보는데
사뭇 벅찬 희열이 엄습해 왔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숱한 유혹과 시름하던 그림이었던가.
반드시 해 내야 한다는 강한고집과 아집으로 버티어 온 시간들이 캔퍼스 안에서 웃고 있었다.
몇백번의 덧칠과 수정하며 오른팔에 침을 맞고 파스를 붙히며 그린 그림이다.
귀한 것일수록 눈물속에 탄생한다고 했다.
오후내내
완성된 그림을 보며 마른 나뭇가지처럼 널부러진 채 긴 휴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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