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정경미-
새벽녘부터
바다가 부릅니다.
비릿한 갯벌이
스물스물 속삭입니다.
불현듯
찾아가 보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
달렸습니다.
몇시간을 달렸을까요.!
목이 말라왔습니다.
지하 주차장에서부터 따라온
바람 때문인것 같습니다.
갓길에 잠시
시동을 끄고 기다렸습니다.
메마른 도심의
그 바람이 멈춰지길 말입니다.
하지만
꺼진 엔진 뒤로
숨어버린 모양입니다.
혼탁한 바람은
보이지 않고
하는 수 없었습니다.
다시 길을 재촉하였습니다.
라틴음악 디스켓을
밀어넣었습니다.
볼륨을 높혔답니다.
귀가 찢어지도록 ...!
힐끔힐끔
룸밀러를
흘겨보며
마치,
미친사람처럼 보였을 겁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혼자였으니
그렇게 고속도로를 벗어나
꼬불꼬불 해안선을 달렸습니다.
아무도 없더군요.
'......'
약속시간이 훨씬 지나버린 것입니다.
이~런,
황당함도
잠시 !
정막한 그 바다엔
붉은 노을이 선물꾸러미를 내어주더군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무척!
기뻤습니다.
비록
엇갈린
약속이 되버렸지만 말입니다.
허!
구차한 변명을 할 이유도
구차한 변명을
들어야 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말입니다.
긴 하루는
그렇게 노을속으로
빗겨가고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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