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의 속삭임
혹!
고향을 묻는 다면
딱!
꼬집어 말 할순 없어요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있는그 자리에
잔 뿌리를 내리고 있어요
새 잎도 하나 둘 피우고요
음-
가끔은
비 비람이 놀러 오기도 하구요
맑은 빛도 찾아와
살금살금 속살거리기도 하네요
그렇게 세월은
조금씩 굵어지는 허리를 감싸며
어디론가로 흘러가네요
꿈이 없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건 아니지만
새로 사귄 친구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고
따뜻한 고향이 되어 가고 있어요.
이런 날
바보라 하겠지만 살아오는 동안
묵묵히 기다리는 미덕을 배웠구요
소박한 그리움에 희열도 알았지요
새내기였을땐
아무도 찾아주질 않아
얼마나 심심했을지!
모진 비바람을 피할 줄 몰라
며칠씩 신열이 나고
몸살이나 앓아 누운적도 많았지요
지금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되어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싸-한 추억이 되고
진정한 행복이 무언지를
느낄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며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욕심많은 사람들에게
한마디만 할래요
자신만 내세울 줄 아는 이기심으로
타인을 굴림하려 들면 들수록
자신만 초라해진다 걸요.
음~
자리를 비울 때가 오면
깔끔하게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요
20070820
-julia의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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