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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62. 할머니의 장독대.

일반문학/경 수필

by 해맑은 미소 2024. 12. 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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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장독대

넓은 뒷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질팍한 장독들이다

크고 작은 장독대는
세월을
그대로 담고서
제 할 일을 하고 있다

반질반질 윤기나는
장독대에
참새도 쉬어 가고

대숲에서 부는
바람소리도
머물다 지나가고

탱글탱글
감나무 잎새들도
햇살 따라 왔다 간다

할머니의 장독대는
하루도
심심할 날이 없다

부지런한
할머니 손길은

매일매일
장독대를

지극 정성으로
닦고 닦는다

자식들의
이런저런
사연도 담아넣고

건강한 맛을
우려내라
진실한 마음도 넣고

누런 된장에게도
빨간 고추장도

짙은 맛 간장에게도
두런두런 이야기를 건다

쌍둥이처럼 닮은
작은 항아리에게는

구성진 노래를 부르며
파란 하늘을 담아둔다

기죽지 말고
건강하게

하고 싶은거 다 하라며
자식들도 닦아 넣어둔다

깨끗한 행주로
가족을 위해
정성껏 닦아 내는 손길

깨끗한 마음에 핀
단 하나의 사랑 꽃이다

우리 할머니
장독대는.

 


       20241201
ㅡjulia의 창가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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