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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말 한마디엔

일반문학/경 수필

by 해맑은 미소 2008. 9. 1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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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의 말 한마디엔

 

                                                 - 정경미-

 

 

며칠전 신부님께서

축성을 해 주시려 오셨었다.

 

 

 

신부님의

정성이 담긴 축성을 마친 뒤

간단한 담소를 나누게 되었는데

 

 

집안에 걸린 그림들을 보신

신부님께서는

유년의 기억을 더듬으시며

이야기를 꺼내셨다.

 

 

 어린 시절 집안이 가난하여

크레파스가 없었다 하신다.

 

 

그런데 부자집 짝꿍은

좋은 크레파스를 가지고

그림을그리는 걸 보며

어린 마음에

어찌나 부러웠던지,

하시며

허탈한 웃음을 지으시며

계속 이야기를 해 주셨다.

 

 

하루는

옆 짝꿍에게 크레파스를

빌려 달라고 했단다.

 

 

그래서

친구가 먼저

그림을 그리고 난 후

빌려 줄 때까지 

도화지에 아무것도

그리지 못하고 기다리는데

 

 

선생님께서 다가오셔서는

 

"종수 너는 왜 그림을 못그리고 있느냐!

 

 

그 순간

어린 마음에

얼마나 두렵고 놀랐는지

그후로 

미술 시간만 되면 

두려움에 아무것도

 그릴수 없게 되었다 하신다.

 

 

 

 어른이 된 지금도

 그림을 보면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씁쓸하게 웃으신다 하시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부럽다며

 

 

잘 해 보라 하시는

 신부님의 모습속에서

싸~한

연민의 정이 느껴져 왔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그 분의 아쉬워 하시는 모습이

 아른거리면서

 

 

어린시절

선생님의 말한마디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다시 한번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린 살아가면서

한치의 혀로

무심결에 내뱉은 

말 한마디가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며

주위를 힘들게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더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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