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의식의 잔상들
- 정경미-
살을 에이는 듯한
이별을 하지 않았다면
그 음성을
다시 들을 수만 있었다면
보고 싶을때
맘대로
만날수만
있는 존재라면
그렇게까지
그리워하진 않았을꺼야.
의식과
무의식속에서
늘 함께 해 버린
그 아픈 이별의 주인공은
아직도
내곁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
형상은
그렇게
작은 뇌리에
좁은 가슴에
숨 쉬고 있나봐.
잊혀지지 않을
그리움은
순간 순간
아픔을 동반하며
시도때도 없이
흐르는
물길을 열어 주고 있어.
하루가 가면
나아지겠지
계절이 바뀌면
벗어나겠지
막연한
기대도 해 보건만
세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낸
이 봄에도
그리움의 그림자는
작은 발밑을 따라
함께 거닐고 있다.
그 아픈 이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떠나오지도
않았을 걸
그리움은
오늘도
창가에
붉은 노을빛으로
물들이며
아픔을
새록새록
추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