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책
-정경미-
아침부터
콧끝을 시리게 합니다.
차가운 냉기는 자꾸
어깨를 움추리게 하는군요.
밖은
혹한 바람에 꽁꽁 얼어 붙었지만
자꾸
바깥으로 시선이 갑니다.
엘리베이터를 누르는 손끝에
차가운 냉기가 전해옵니다.
그래도 가야만 하는건
무슨 까닭인지...!
시동을 걸고
한참을
멍하니 앞 번호판을 바라봅니다.
저 주인은
아직도 포근한 이부자리에 머물고 있을텐데
하고 입김을 후후 불어봅니다.
휴일만 되면
가만 있을수 없는 짚시처럼
스산한 겨울속으로 달려갑니다.
어디든 그렇게
추위에 인색해진 사람들은
모습조차 보기 드문 풍경입니다.
다랭이 논길 위로 드물게 보이는
농가에선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 나네요.
주말이라
가족들이 한곳에 모였나 봅니다.
좁은 농로에는 자동차가
두어대 어젯밤 한기에
꽁꽁 언 채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네요.
휙-휙
스치는 풍경은
말 없이
혹한을 견디며
겨울을 지내나 봅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처마밑 고드름이 긴 걸 보니
춥기 춥나봐요.
굉장하군요,
추위를 피해
조그만 까페 문을 열자
알루미늄 손잡이에
장갑 낀 손이
쩍쩍 달라 붙네요.
추위를 가르며
기웃거리던 호기심도
강 추위에 꼬리를 감추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