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영원하니까요.
넓은 바다에 가면 맨 먼저 갯바람이 쏜살같이 달려 나와선
두 손으로 악수를 청해 주었습니다
비릿한 갯벌 내음은 민감한 코끝을 벌름벌름거리게 하고
발 아래에선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파도들은
도심의 답답한 일상에서의 유일한 비상구였습니다
그곳엔 사유의 시간속 여행들이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들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회한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밀려 뒤 돌아섰지만
언제라도 다시 찾아 갈 수 있는 어머니 품 같은 바다였습니다
그런 바다가 인간의 실수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실수한 인간은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끄떡도 하지 않은 채 숨어 버렸습니다
맥 없이 당한 태안 앞 바다의 통곡 속에
힘없는 어민들의 한숨만 커져 가고 있습니다
바닷물 위에 까맣게 뒤엉켜 버린 원유 덩어리는
생태계를 위협하며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매한 인간을 조롱하듯 말입니다
하지만 속수무책 바라만 볼 수 없어 모두들 한마음으로
이 난국을 헤쳐 나가려는 발길이 십만명이 넘었습니다
역시 대단한 국민들입니다
자기일처럼 솔선수범하는 우리의 마음과 행동들을
검은 기름 덩어리도 어쩌지 못하고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매번 나라에 큰일이 생기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내 일처럼 함께 나서는 국만들이 있어
잘못된 인간이 내린 재앙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가해자는 말 없이 숨어서 지켜 보고 있지만
양심의 가책으로 꽤 오랫 동안 힘들것입니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자신의 생업을 포기하고
복구된 건강한 바다를 바라 보면서 말입니다
또한 지금은 복구에 손 쓸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두들 조용하지만 어느정도 회복이 된 뒤
그 많은 사람들의 힐책과 질시
그리고 막대한 경제적 보상이 뒤 따를 것입니다
진실은 영원한 것이니까
반드시 그에 대한 댓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듯
인간의 삶이란 절대불변이란 없으니까요.
20071217
-julia의 창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