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3
그렇게 쉽사리
떠나시려고
초조한 눈빛으로
매일저녁
집앞을 서성거렸습니까?
그렇게 쉽사리
떠나시려고
슬픈 가락을 읊조리며
시린 가로등 불빛만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까?
그렇게 쉽사리
떠나시려고
붉은 정열의 키스를
소나기처럼 퍼부었습니까?
그렇게 허탈하게
가시려고
강열한 포옹을 하셨답니까?
그렇게 허황망하게 가시려고
새벽 찬 이슬을 맞으며
차마 떨어지지 않은 발길을
홀연히 옮기셨습니까?
그렇게 쫓기듯
가시려고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연기처럼 떠나가셨답니까?
이렇게
나만 홀로
남겨 두고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