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구불거리는
골목길 초입엔
쓸쓸한 연인들의
슬픈 노래가 들려옵니다.
만남은 곧 헤어짐으로
이어져 버리고
아쉬움만
밤바람을 감아올리며
차가운 가로등 사이로
흘깃흘깃 사라져 갑니다.
오래된 창가엔
풀지 못한
숱한 이야기들만이
빼곡히 쌓여갑니다.
그와의 예기치 않은
가슴 아픈 이별
이제는 더 이상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몇 번의 겨울을
보낸 연후에야
그 사랑이 더욱
절절히 다가왔습니다.
그는
이미 가고 없지만
가슴 깊이 간직하고픈
시린 노래가 되어
슬픈
자음과 모음을
길어내며
잃어버린
그 사랑을 그립니다.
슬픈 시인의 시를 내면서/정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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