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저 잎 새만 같아라. - 정경미 - 아이야. 주어진 시공 안에서 맡겨진 대로 자신을 사르는 저 잎 새들의 숨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니. 한마디 불만도 타박도 내 뱉지 않으며 햇살이 주는 대로 자신의 빛을 발 하느라 쉼 없는 몸 짓으로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면서 있는 걸 말이야 흔들리는 이파리라고 감정이 없을리 없지만 조분조분 받아 들이며 한결같이 싱그로운 빛깔로 우리를 반겨 주고 있잖니 아이야 저 잎 새들의 소곤소곤 속삭이는 이야기에 한번 귀 기우려 봐 언젠가는 그렇게 힘들어 했던 욕심도 아쉬워 했던 미련도 부질 없는 걸 알게 된다 잖니 오늘 버거우면 버거운대로 또 아프다면 아픈대로 잘 견디다 보면 내일은 좀더 넉넉한 가슴으로 웃을 수 있다 잖니 아이야 칠월의 햇살따라 낮은 입맞춤으로 환희의 기쁨을 선물하고 있는 저 이파리의 수수한 행복을 한 번 느껴 보지 않을래 살아 가면서 문득 이파리의 이야기를 잊지 않았음 좋겠어 . -20100704- -julia의 창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