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 정경미-
지금쯤이면 선운사엔 전설처럼 전해오는 못다한 슬픈 사랑이야기가 사찰 주변을 붉게 물들이며 뭇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으리.
사연 없는 이별이야 없겠지만 단 한 번도 소통 해 보지 못한 지고지순한 한 남자의 애달픈 짝 사랑은
삼백예순 긴긴 시간들을 한해도 아닌 몇해동안 저 혼자 절절했을 가슴앓이 생을 다한 마지막 순간에 마치 슬픈 사연 담은 듯한 빨간 꽃무릇이 되어 선운사 뜨락을 배회하며 숱한 연인들의 시린사랑을 전해 듣고 있으리.
- 09092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