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밭사이로 부는바람
- 정경미 -
어제는
청보리 밭사이로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대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함께했던
기억들이
알알이 흩어졌습니다.
아쉬웠던 일들만
미안했던 일들만
발 아래 모여들었습니다.
좋았던 기억들도
행복했던 순간들도
새털처럼 많았을텐데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어제는
청 보리밭 사이로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대 생각에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온 종일
눈이 아리도록
바람이 불었습니다.
- 09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