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국화차)
by 해맑은 미소 2008. 11. 4. 10:33
기다리는 마음.
- 국화차 한잔 속엔-
- 정경미 -
못처럼 한가한 틈을 내어
선배님의 작업실에 들렀다.
'두통이 있을땐 이 국화차가 최고야'
선배님께서는
부산스럽게 왔다갔다 하시며
국화차를 끊여 주신단다.
잠시 후
손수 끓여주신
국화차를 앞에 두고 하시는 말씀,
'짧은 순간동안
순수함으로 기다리는 마음을 나누라 하신다.
작은 차 잔을
앞에 두고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쪼글쪼글
메말랐던 풀잎조각속에서
환한 꽃이
세 송이가
몽글몽글
피어났다.
그 기다림은
막연하지 않았다.
그윽한
향기는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며
기다림을 보답해 주었다.
늘 마시던
커피를
마시겠다는 후배에게
국화차를
건네주신 의미가 들어있었다.
가끔은
우아하게
여유로움을 갖으라시며
쉬어 가라신다.
-선배님 작업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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