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엔 아직도
-정경미-
1호선 지하철엔
아직도
그 바람이 불고 있다.
의도이든
아니든
지하철에 오른
순간부터
내가
내가 아니다.
인천행 종점을
향해
느린 오후의
햇살처럼
하염없이 미끄러져 간다.
오랜만에
콧끝을 자극하는
비릿한 갯바람은
오랜 친구를 찾는듯한데.
낯선 선착장엔
이방인들의
그림자만
노을빛에 춤을 춘다.
금방
닿을듯한
갈매기 날개짓에
놀라
여기저기
기웃거려 봐도.
쓸쓸한
그리움만
뚜우~~~!
뱃 고동소리에
사무쳐갈 뿐이다.
하얀
물거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