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떠난 사랑
- 정경미 -
낙엽지는 가을이면
넌 벌써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었어.
입김처럼 내 뱉던
그 말들 중에
아직도
귓가를 맴도는건
불현듯
서울을 벗어나는
밤 기차를 타고
낯선 도시에 내려
점심을 먹고
땅거미가 밀려 올 때까지
배회하고 싶다며
하염없이 즐거워하던
그 모습은
아이처럼
해맑기만 했었는데.
코끝을 에이는
싸~한
그리움만 남겨두고서
넌
그렇게
겨울속으로
떠나고야 말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