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문학/경 수필
손편지 60. 눈내리는 날.
해맑은 미소
2024. 11. 28. 11:28
눈 내리는 날.
덮고 가라
묻고 가라
깨끗하게
다시 시작하라
마치
침묵으로 화두를 던지듯
눈발은 텅 비었던
하늘에
빈틈없이 내리고
길이 어딘지
도로가 어딘지
건물도 없어지고
하늘 땅 구분 없이
온통 하얗게 뒤덮인 세상
알려고 하지마라
취하려 하지 마라 듯
흰 눈만
하염없이 내리고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독안에 갇힌 듯
무기력 하게
기다림만 흐르는데
약속도 취소하고
주어진 일도 미루고
그저
한정 없이 내리는
눈이 그치길
기다리고 기다린 다
커피향이 사라져 가도록.
20241128
ㅡjulia의 창가에서ㅡ